토요일, 입춘 하루 전 날씨가 봄날 같아서
서순라길로 접어들어 천천히 걸었습니다.
고궁 담 너머의 오래된 나무들에 새순이 돋기에는 이른 시기이지만
대기에는 이미 삼삼한 봄기운이 스며 있었습니다.
완연한 봄이 오기까지 몇 차례의 추위가 더 찾아오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땅속과 수목의 줄기 안에서는 봄기운이 움트고
그것들이 머잖아 봄의 전령사가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마지막에 어브와에 들러 루이보스차를 테이크아웃하고
창조의 기운이 왕동하는 뇌트워크의 세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창조와 사랑, 봄을 부르는 내밀한 명령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