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 인상 (吉林 印象)

레무리안2016-10-26 

10월 21일부터 4박5일 동안 중국 동북의 길림성에 다녀왔습니다. 2017년 한중작가회의 사전 답사와 협의를 위한 방문이라 성도인 장춘과 길림시에서 회의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길림성은 북한,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고 백두산과 연변의 조선족자치구가 있어 우리에게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지역입니다. 성도인 장춘은 인구가 800만 정도이고 길림은 430만 정도라고 하는데 장춘에 도착한 첫날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당황스러웠습니다. 장춘의 한자는 '長春'으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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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레무리안2016-10-20 

2016년 9월 4일 p.m.8:49, 청송      슬픈 은안경銀眼境 흐릿하게 밤비는 옆으로 무지개를 그린다   -정지용, '황마차幌馬車' 일부     Click on the photo!    

노래호(老來湖)

레무리안2016-10-20 

2016년 9월 26일 오전 6:13   며칠 전 갤럭시S6엣지 플러스로 찍은 <청송 운해> 사진을 올렸었는데 중국을 가기 위해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정리하다 보니 캐논 g1x와 소니 rx100mark3로 찍은 것들이 있어 몇 장 추가로 올립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멋진 운무와 조우하게 되기를!   Click on the photo!    

달무리

레무리안2016-10-13 

2016년 10월 12일, 6:55, 경북 청송   10년 정월 임자일. 달무리가 있었다. 을묘일. 월식(月蝕)이 있었으나 먹구름 때문에 관측되지 않았다. 정묘일. 달이 필성좌(畢星座)로 들어갔다. 2월 경오일. 형혹성이 저성좌(氐星座)를 지켰다. 병술일. 달무리가 있었다. 5월 계묘일. 달무리가 있었다. 6월 을유일. 태백성과 세성(歲星 : 목성)이 함께 머물렀다. 신묘일. 태백성과 진성(鎭星 : 토성)이 서로 범하였다. 9월 계축일. 달이 필성(畢星)을 가렸다[掩]. 무오일. 태백성과 진성(辰星 : 수성)이 진성좌(軫星座)에서 서로 범하였...

청송 운해

레무리안2016-10-07 

2016년 9월 26일 a.m. 6:57 청송의 가을은 안개의 계절입니다.  안개가 많은 건 일교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청송 사과의 당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아무튼 새벽에 안개가 낀 날은 5시 30분쯤 객주문학관을 나서 상부댐 전망대로 운해를 보러 가거나 주산지의 물안개를 보러 가곤 합니다. 따뜻한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가면 금상첨화이고 카메라를 가져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여기 올린 두 장의 사진은 휴대폰(갤럭시S6엣지쁠)으로 찍은 것이라 화질이 떨어지지만 ...

주왕산 파노라마

레무리안2016-10-07 

2016년 9월 27일 p.m.2:34. 주왕산 등산을 하고 하산하는 길에 휴대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주왕산의 산세는 한국의 산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놀라운 기암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산 전체를 한 덩어리의 거대한 바위로 느끼게 하는데 중국의 주왕이 이곳으로 들어와 도피하다가 죽었다는 믿어지지 않는 전설까지 얽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주왕이 숨어 지내던 주왕굴인데, 그가 동굴 입구 옆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마시러 나왔...

One Summer Night

레무리안2016-10-07 

휴대폰 사진 보관함을 정리하다가 지난 여름 어느 날 밤의 풍경을 보았습니다. 사진 상세 정보를 열어보니 8월 5일 밤 8시 25분경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날은 장편소설 [비밀문장] 출간 기념회를 한 날이었습니다. 고작 두 달 전인데, 전생의 일처럼 아득하게 여겨지는 풍경. 연극 무대가 있는 장소에서 멋진 출판 기념회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고마운 사람들,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늦게라도 이곳에 사진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잡아 두지 않으면 순식간에  소멸돼 버리는 3D 우주의 ...

통-추페소서스!

레무리안2016-09-22 

9월 17일 새벽에 격심한 복통으로 일산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입원했다가 22일 오전에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3년 동안 세 번째 되풀이된 입원과 퇴원의 반복입니다. 증상은 오직 한 가지, 담석이 담도관을 막아서 생기는 급성 통증과 염증, 그로 인한 간수치 급상승과 빌루루빈 수치 상승 등등입니다. 금식과 항생제 투여, 그리고 내시경 조영술을 통한 담도관 시술. 내가 입원한 962호실 창가 침대는 통유리 옆이라 사진처럼 view가 일품이었습니다. 4박 5일 동안 긴박하게 치료를 받으며 곤욕을 치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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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밀 문장』출간

레무리안2016-06-27 

지구인에 대한 사랑과 연민, 이것이 나의 최선이라고 '작가의 말'에 썼습니다.    "우리는 영적 경험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경험을 하고 있는 영적 존재다."   -테일라르 드 샤르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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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을 부르는 마음

레무리안2016-06-19 

아침 등산길에 난처럼 자연스럽게 늘어진 풀들을 자주 봅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난을 치는 마음이 일어 풀 앞에 화선지랑 먹물 펼쳐놓고 앉아 붓을 들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난 중에 추사 김정희의 묵란도(墨蘭圖)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유는 당연히 여백의 넉넉함과 구도의 엄중함 때문입니다. 난을 생각하는 마음은 일상적인 어지러움에 대한 반사 심리, 다시 말해 삶에 압축과 절제를 불러오고 싶은 갈망 때문입니다. 난을 갈망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 마음 그 자체가 난이 되어 여백과 절제가 ...

장미원

레무리안2016-06-13 

오월 말부터 장미원에 가고 싶었습니다. 새벽마다 산으로 가느라 발길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일요일 새벽, 안개가 너무 짙어 산으로 못하고  벼르고 벼르던 호수공원 장미원으로 갔습니다. 유월이 장미의 제철일 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어느덧 장미들은 절정의 시기를 지나 볼품없이 타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넓은 면적 중 간신히 장미다운 때깔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을 골라 트리밍을 하듯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아름답기 때문에 절정이 짧은 것인지 절정이 짧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

버섯 칸타타

레무리안2016-06-10 

새벽 등산을 하다가 죽은 나무에서 피어난 버섯들이 부르는 합창을 듣습니다. 이 우주에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존재하는 건 단지 현상의 일시적 변화일 뿐이라고, 살아 있다고 믿는 것과 죽어 있다고 믿는 것이 모두 연결돼 있다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합창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서 그 우주적 합창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Click on the photo!      

민트의 갈 수 없는 나라

레무리안2016-06-06 

여름밤, 아파트 정원의 잔디와 조명, 그리고 푸르른 수목을 내다보며 민트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항상 궁금합니다. 민트가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다면 새벽 등산도 같이 가고 오후 산책도 같이 갈 수 있을 터인데 매번 안타깝습니다. (인간에게 그렇게 완벽한 동반은 주어지지 않는다!?^^) 민트가 밖을 내다보며 집중하는 것은 언제나 움직이는 것, 다시 말해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입니다. 애완견이나 길냥이, 새들이나 날벌레 따위를 보면 이상한 소리를 내고 한껏 몸을 움츠리며 공격적이거나 ...

약천사 불상을 지나칠 때마다

레무리안2016-06-03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져서 삼일째 새벽 산행을 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할 수 없이 헬스클럽으로 갑니다. 산행과 헬스클럽은 기분의 차원에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산행에서는 좋은 창작의 영감이 많이 떠오릅니다. 산행 도중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에 메모를 할 때가 많습니다.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약천사라는 큰 사찰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자락에 자리잡은 대형 불상을 보며 첫발을 내딛어야 합니다. 자신의 상(像)을 만들지 말라고 했던 석가모니의 유지를 생각하면 저것도 ...

은실로 만든 햇살주머니

레무리안2016-05-23 

새벽마다 오르는 심학산 등산로에서 발견한 거미줄입니다. 요즘은 다섯 시가 좀 지나면 일출이 시작돼 여섯 시경이면 저렇게 부신 햇살이 산중으로 밀려듭니다. 숲으로 밀려든 한 줄기 햇살을 각광처럼 빨아들여 한껏 빛을 발하는 거미집, 그것이 나의 눈에는 은실로 만들어진 햇살주머니처럼 보였습니다. 빛이 머무는 동안 걸음을 멈추고 거미집을 지켜보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빛이 내 가슴 속으로 고스란이 전이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은실로 만든 햇살주머니를 품은 가슴!  자연처럼 늘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