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동해

레무리안2017-03-01 

가랑비가 내리는 날, 영덕에 갔습니다. 어시장을 둘러보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셨습니다. 잔뜩 끄무러진 날빛에도 불구하고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져 긴 겨울의 잔해가 파도에 떠밀려 포말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유난히 길고 지리멸렬하게 느껴진 겨울, 이제 슬슬 기지개를 켜고 낯선 봄을 맞이해야겠습니다.   Click on the photo! 

사마디

레무리안2017-02-16 

겨울 아침, 햇살이 빙판으로 밀려들 때 부리가 붉은 새가 빛의 가장자리로 걸어갑니다. 저 새의 부리가 붉다는 건 내가 녀석을 호수공원에서 여러 번 만났기 때문입니다. 여름 아침에는 자기 치장에 무척 신경을 쓰는 녀석인데 겨울에는 왠지 쓸쓸하고 외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자기 생존을 위해 집중하는 걸음걸이와 빛의 침투로 자연스런 삼매경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무의식적 집중에 대해 우리는 저 새처럼 살아지니까 산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창한 목...

동심을 만난 아침

레무리안2017-02-01 

밤새 눈이 많이 내린 날 아침, 운동을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더니 집앞 벤치에 이렇게 앙증맞은 눈사람 둘이 만세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눈이 내리면 동네아이들과 강아지들이 한데 어울려 뛰노는 걸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풍경을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눈을 뭉쳐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던 동심에 디지털 문명이 스며들어 눈보다 스마트폰이나 게임, 만화가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듯합니다. 이른 아침, 눈사람을 만들고 간 동심이 새삼 소중하고 고맙게 여겨졌습니다. ...

유령의 방

레무리안2017-01-23 

중국에서 찍은 사진인데, 보시는 분들의 상상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사진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즐감하시길!^^   Click on the photo!

재즈 바, 당선축하연

레무리안2017-01-02 

12월 31일 밤, 익선동 재즈바 '천년동안도'에서 세 명의 신춘문예 당선자와 문학사상, 작가세계, 김유정문학상 신인상 당선자를 위한 축하연 겸 송년의 밤 행사를 가졌습니다.  병신년, 아프게 보낸 한 해였지만 그 마지막 결실은 위대했습니다. 정유년, 리셋 코리아를 기대하며!   Click on the photo!    

후난성 창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레무리안2016-12-12 

중국 후난성 창사시 남목청 6호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물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한국의 재개발지구처럼 어수선한 뒷골목 끄트머리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1937년 회의를 하던 도중 김구 선생은 총을 맞기도 했습니다. 2007년 중국 정부에서 시급문화재로 지정, 2009년에 복원한 건물입니다. 이곳에 살던 십여 가구의 주민들로부터 8억여 원에 건물을 사들여 중국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고 하니 박근혜-최순실로 나라가 어지러운 판국인지라 비참한 심정에 절로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렇게 목숨 걸고 나라를...

황룡동,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유동굴

레무리안2016-12-05 

총 면적 10만 평방미터, 총 길이 7.5km, 높이 140m. 동굴은 총 4개 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동굴 속에 또 다른 동굴도 있고 강도 흐르고 있습니다. 3억 8천만년 전에 생성된 동굴로 원래 바다였으나 6500만년 전 지각 변동으로 솟아올랐다고 합니다. 21세기, 지구상에서 이와같은 대대적 지각 변동이 일어나리라는 예측이 자주 나오고 있어 신기하면서도 막막한 심성으로 둘러보았습니다.   Click on the photo!  

무릉원 보봉호

레무리안2016-11-18 

후난성(湖南省) 우링위안(武陵源) 바오펑후(寶峰湖).   비 내리는 날,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원래는 수력발전과 양어장으로 사용하던 곳인데 말레이시아 사람이 투자하여 관광지로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해발 430m에 위치한 호수 주변에서 토가족 청춘남녀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짱'이라는 산사람들의 풍습이 너무 소박하고 천진난만해 돈 들여 개발한 풍경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중국 후난성 톈먼산(湖南省 天門山)

레무리안2016-11-15 

해발 1,517m, 신의 산이라 불리는 톈먼산. '하늘로 오르는 문[天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으로 올라가는 상상초월의 굽이길에도 '하늘로 통하는 길(通天大道)'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기 싫어하는 듯 정상에는 비와 운무가 뒤덮여 귀곡잔도(鬼谷棧道)의 천길 낭떠러지도 몽실몽실한 솜이불처럼 몽환적으로 보였습니다. 밤에는 톈먼산을 배경으로 500명이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을 보았는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무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산 전체에 ...

광화문의 가을

레무리안2016-11-04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에 서울 문학의 집에서 예술원 낭송회가 있어 모처럼 외출했습니다. 오랜만에 광화문과 교보문고 등지에서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한 시간 반 정도 여유를 두고 일산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하지만 막상 광화문에 당도했을 때, 그곳이 내가 알던 광화문인가 싶을 정도로 낯선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해에 광화문에서 느껴지던 가을의 넉넉한 정취와 정감은 종적을 감추고 스산하고 허전한 에너지의 잔해만 어른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어색함을 견디기 어려워 도망치듯...

길림 인상 (吉林 印象)

레무리안2016-10-26 

10월 21일부터 4박5일 동안 중국 동북의 길림성에 다녀왔습니다. 2017년 한중작가회의 사전 답사와 협의를 위한 방문이라 성도인 장춘과 길림시에서 회의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길림성은 북한,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고 백두산과 연변의 조선족자치구가 있어 우리에게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지역입니다. 성도인 장춘은 인구가 800만 정도이고 길림은 430만 정도라고 하는데 장춘에 도착한 첫날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당황스러웠습니다. 장춘의 한자는 '長春'으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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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레무리안2016-10-20 

2016년 9월 4일 p.m.8:49, 청송      슬픈 은안경銀眼境 흐릿하게 밤비는 옆으로 무지개를 그린다   -정지용, '황마차幌馬車' 일부     Click on the photo!    

노래호(老來湖)

레무리안2016-10-20 

2016년 9월 26일 오전 6:13   며칠 전 갤럭시S6엣지 플러스로 찍은 <청송 운해> 사진을 올렸었는데 중국을 가기 위해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정리하다 보니 캐논 g1x와 소니 rx100mark3로 찍은 것들이 있어 몇 장 추가로 올립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멋진 운무와 조우하게 되기를!   Click on the photo!    

달무리

레무리안2016-10-13 

2016년 10월 12일, 6:55, 경북 청송   10년 정월 임자일. 달무리가 있었다. 을묘일. 월식(月蝕)이 있었으나 먹구름 때문에 관측되지 않았다. 정묘일. 달이 필성좌(畢星座)로 들어갔다. 2월 경오일. 형혹성이 저성좌(氐星座)를 지켰다. 병술일. 달무리가 있었다. 5월 계묘일. 달무리가 있었다. 6월 을유일. 태백성과 세성(歲星 : 목성)이 함께 머물렀다. 신묘일. 태백성과 진성(鎭星 : 토성)이 서로 범하였다. 9월 계축일. 달이 필성(畢星)을 가렸다[掩]. 무오일. 태백성과 진성(辰星 : 수성)이 진성좌(軫星座)에서 서로 범하였...

청송 운해

레무리안2016-10-07 

2016년 9월 26일 a.m. 6:57 청송의 가을은 안개의 계절입니다.  안개가 많은 건 일교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청송 사과의 당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아무튼 새벽에 안개가 낀 날은 5시 30분쯤 객주문학관을 나서 상부댐 전망대로 운해를 보러 가거나 주산지의 물안개를 보러 가곤 합니다. 따뜻한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가면 금상첨화이고 카메라를 가져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여기 올린 두 장의 사진은 휴대폰(갤럭시S6엣지쁠)으로 찍은 것이라 화질이 떨어지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