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등산과 캠핑에 빠져 있을 때
자취방에는 항상 배낭이 꾸려져 있었습니다.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던 건
준비물이 그만큼 단촐했기 때문입니다.
텐트, 버너, 코펠, 바람막이 정도.
세월이 흘러 이제는 캠핑카 시대가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캠핑 장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종다양하게 진화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제국을 이루고 있는 형상입니다.
아파트 후문 바로 앞에 <벨누이뜨Belle Nuit>라는 캠핑용품 편집매장이 생겨
산책할 때 몇 번 들렀는데 그 규모에 매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줄이면 줄일수록 자유로워지는 게 여행인데,
늘이면 늘일수록 더 늘이고 싶어지는
기이한 중독에 사로잡히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까요.
미니멀리즘보다 맥시멀리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