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구글 포토에서 사진 여섯 장을 보내왔습니다.
15년 전 오늘 제가 찍은 사진들이었습니다.
강원도 영월, 단종의 무덤이 있는 장릉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저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에 잠들어 있던 무엇인가가 울컥,
부력을 받으며 치솟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 시절, 왜 그렇게 단종의 자취를 찾아다녔는지
청룡포에서 찍은 사진도 숱하게 많이 저장돼 있었습니다.
세조와 단종의 슬픈 비극 사이에 저의 정서가 개재될 가능성,
그리고 그것이 현생의 정서에 때마다 자극을 주는 이유에 대해
이제는 알아도 모른다고 시치미를 뗄 수 있을 정도로
인생 경험도 생기고 의식적인 편집, 저장, 삭제의 능력도 생겼으니
느긋하거나 초연하게 이와 같은 자극을 지나쳤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는 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