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만든 불기둥을 황급히 피하는 저 아저씨,
저것은 화재가 아니고 작년에 추수하고 남은 작물 줄기를 태우는 장면입니다.
언뜻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극적으로 보이지만
시골에서는 이런 일이 한 해 농사를 다시 시작하는 봄맞이 행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객주문학관 옥상에서 24-240mm 망원렌즈를 장착해 찍은 사진인데
출력을 해놓고 보니 현장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불이란 저렇게 물질을 태우는 화염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도 저렇게 강렬한 화기(火氣)가 존재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타오르지 못해서 괴로운 화기, 너무 타올라서 괴로운 화기, 모조리 타버려서 괴로운 화기
어느 쪽으로 가건 화기는 인간의 삶에 고통을 불러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화는 입기 쉬워도 벗기 힘들다'는 말이 있고
'하늘이 만든 화는 피할 수 있으나 자신이 만든 화는 피할 수 없다'는 말이 생겨난 모양입니다.
언제나 숨가쁘고 버거운 세상, 열받게 하는 일들이 시시때때로 생겨나지만
화기에 불이 붙지 않도록 모두 허심탄회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앗, 그러고 보니 오늘은 불금!
일주일 동안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신 분들은 오늘 밤 마음껏 타오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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