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늦은 밤에 귀가했을 때
식탁 위에 국제우편이 놓여 있었습니다.
배낭을 메고 먼 타국을 돌고 있는 후배 소설가가 보내온,
참으로 오랜만에 받아보는 손편지였습니다.
그것을 읽고 울컥, 나도 모르게 눈두덩이 욱신거려
(깊은 밤의 정서 때문인지, 술기운 때문인지)
이런, 이런, 하는 탄식을 나도 모르게 연해 터뜨렸습니다.
홀로 외롭고 긴 여정을 견딜 때 밀려오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지나간 시간성 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의 형상들,
그런 것으로 그는 악필을 무릅쓰고 긴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가 돌아오면 그가 좋아하는 훠궈와 고량주를 나누며
오래 전부터 둘이 계획해 온 히말라야 구상을 입밖으로 꺼내야겠습니다.
긴 장편 일정이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떠나자!
내가 그렇게 말할 때 파안대소할 그의 얼굴이 지레 떠오르는 오후입니다.
무사귀환하기를!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