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9 17:21 Kleine Weissgasse 12, 55116 Mainz, Rhineland-Palatinate, Germany
고대 로마시대로부터 시작되고 중세 유럽이 살아숨쉬는 도시
독일 마인츠의 슈테판 성당에서 만난 마르크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압도적이고 충격적인 느낌은 샤갈의 모든 그림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듯한 응집력,
그리고 블루톤을 바탕으로 아로새겨진 섬세한 디테일과 색상의 조화로움 때문이었습니다.
벨라루스공화국의 비테프스크에서 유태인으로 태어난 그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마을,
샤갈의 영원한 고향이 바로 비테프스크였습니다.
그의 본명은 모이셰 세갈(Moyshe Shagal)이었는데 스승의 권유로 가게 된 파리에 매료돼
그곳에서 이름도 프랑스 식으로 마르크 샤갈로 개명하게 됩니다.
1917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나고 1922년 가족과 함께 영원히 러시아를 떠난 그는
베를린과 파리를 옮겨 살며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는데
슈테판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작업도 그 시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유추됩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에 그는 가족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이주하지만
독일에 남겨진 유대인 마르크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역사적 아이러니처럼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라는 첫 소설집으로 작가활동을 시작한 저에게는
스테인드글라스가 돌올하게 떠 있는 저 어두운 공간이
'샤갈의 마을'처럼 되새겨져 오래오래 시선을 붙박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