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는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아열대 습윤기후라 엄청 무덥지만 하노이는 기원전 3천 경부터 사람들이 정착해 살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행정 중심도시라서인지 전체적으로 차분해 보이지만
이면에 고인 정체된 에너지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지층으로 잦아드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 도시를 '고담 시티'라는 별칭으로 부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밤의 루프탑 카페에서 비를 맞으며 맥주 두 병을 마시는 동안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베이스 울림이 강한 클럽뮤직이 끊이지 않아
지상의 에너지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높은 곳에서 부유하는 젊음의 열기 속으로 밀려드는 바람이 정체된 습기를 밀어내자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의 이미지가 '고립'이라는 걸 비로소 깨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교신이 끊어진 밤, 그곳이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내 스스로 침묵의 메시지가 되어 마음보다 깊은 곳으로 투신하였습니다.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속에서 무한 환생하는 아기 예수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