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517m, 신의 산이라 불리는 톈먼산.
'하늘로 오르는 문[天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으로 올라가는 상상초월의 굽이길에도
'하늘로 통하는 길(通天大道)'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기 싫어하는 듯 정상에는 비와 운무가 뒤덮여
귀곡잔도(鬼谷棧道)의 천길 낭떠러지도 몽실몽실한 솜이불처럼 몽환적으로 보였습니다.
밤에는 톈먼산을 배경으로 500명이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을 보았는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무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산 전체에 조명을 쏘아 뮤지컬의 무대를 삼은 장이머우 감독의 대륙적 상상력,
그리고 장대비가 쏟아지는데도 흔들림 없는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는
500명 출연자들의 사회주의적 혼연일체가 놀라워
솜으로 겹겹이 누빈 중국군 야상을 입고 노천극장에 앉아 장대비를 맞으며 공연을 보았습니다.
하늘로 오르는 문, 하늘로 통하는 길은 보이지 않고
장대비와 어둠과 조명과 인간의 율동이 만들어내는 젖은 이미지만 안쓰러운 밤이었습니다.
인간은 왜 그토록 하늘에 주눅들려 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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