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에 살던 곳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근거리에 동두천이 있음을 알고 찾아갔는데
그곳의 보산동이 관광특구가 되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즐겨 읽던 김명인 시인의 동두천 연작시들이 떠올랐고
거기 등장하는 보산리가 보산동이 되고 관광특구가 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슬픔과 애환으로 점철된 기지촌 역사가 이제 관광특구가 되었다기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으며 일대를 둘러보았습니다.
관광특구임에도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고
관광특구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보이지 않아
기지촌 역사 자체를 관광특구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김명인 시인의 시집을 서가에서 찾아 읽고
내가 보고온 보산동 관광특구 안에 여전히 보산리가 살아 숨쉬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그 강렬한 소환을 거부하기 어려워
며칠 동안 시집을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리고 동두천 연작시 중 일부를 스토리코스모스 카페에 올려 공유했습니다.
기지촌 보산리에서 보산동 관광특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과 인생이 기구한 스토리의 행로를 거쳐갔을지
한 편의 시를 되찾아 읽는 것만으로도 넉넉하게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언제 1호선 전철을 타고 다시 한번 그곳으로 답사기행을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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