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경 무주에 다녀오고 어느덧 열흘.
3월의 첫 일요일을 맞이하여
메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였습니다.
해발 1,614m의 향적봉에서 주변의 산세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이 꽤 많았는데
제가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2월의 썰렁한 산빛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산을 찍었는데 산의 느낌이 안 난다는 건
제 기억 속에 각인된 어떤 이미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사목을 초점으로 시원스럽게 열린 시계(視界)를 찾는 일인데
엉뚱하게도 해발 1,520m의 설천봉으로 내려와
고사목과 스키어를 함께 찍은 한 장의 사진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사진을 모두 삭제해 버리고
이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 속의 덕유산 정경을 확장하기로 하였습니다.
각인된 기억 위에 덧붙이는 낯선 메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