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레무리안2018-12-13 

 <문장의 소리> 제559회 : 박상우 작가의 『소설가』편 https://munjang.or.kr/archives/278807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 559회 녹음은 12월 5일 홍대앞 녹음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소설가 해이수님과 조해진님이 진행과 연출을 맡고 시인 정현우님이 구성을 맡는 독특한 컨셉의 문학방송입니다.  예술위원회 관계자와  방송 진행자들의 진지하고 정성스런 자세를 경험하며 매우 독특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시인과 소설가들이 전문...

Question Reality

레무리안2018-12-07 

영화 '13층(The Thirteenth Floor)'의 포스터입니다. SF의 전설이 된 '매트릭스'와 같은 해(1999)에 나온 영화입니다만 '매트릭스'에 대한 폭발적 반응에 가려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소 낡고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영화적 서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제기하고 있는 세상의 실재성에 대한 질문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비실재성에 대한 얘기는 과학분야로 넘어가면 모든 물질의 내부가 99.9% 비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스크린X : 보헤미안 랩소디

레무리안2018-11-26 

프레디 머큐리 덕분에 난생 처음 스크린X 관을 경험했습니다. 공연 장면들이 3면으로 펼쳐질 때는 라이브 공연의 실감이 완연하게 살아났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제가 팝의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노래인데 7, 80년대를 풍미한 퀸이 21세기에 다시 부활해 여러 히트곡들이 도처에서 재생되는 게 신기하게 여겨질 뿐입니다. 영화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관람하던 날의 흥감이 잦아드는 게 못내 아쉬워 집으로 돌아와 소장하고 있던 그들의&...

11월

레무리안2018-11-22 

20181119 08:05 심학산     11월   박용하     한 그루의 나무에서 만 그루 잎이 살았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인간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길상사

레무리안2018-11-18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법정     지켜보라. 허리를 꼿꼿이 펴고  조용히 앉아 끝없이 움직이는 생각을. 그 생각을 없애려고 하지도 말라. 그것은 또 다른 생각이고 망상일 뿐. 그저 지켜보기만 하라. 지켜보는 사람은  언덕 위에서 골짜기를 내려다보듯 그 대상으로부터 초월해 있다. 지켜보는 동안은  이렇다 저렇다 조금도 판단하지 말라. 강물이 흘러가듯 그렇게 지켜보라. 그리고 받아들이라. 어느 것 하나  거역하지 말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

두 편의 영화

레무리안2018-11-14 

11월 들어 본격적으로 작업에 몰두하면서 머리가 지끈거리고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영화를 한 편씩 봅니다. 좋은 영화 한 편을 보며 두어 시간 휴식을 취하는 일은 며칠 동안 여행을 다녀온 것보다 강한 환기력을 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영화가 범람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를 가려내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검증 받은 영화, 추천 받은 영화를 보곤 하는데 [욕망의 대지(The Burning Plain)]와 [체인질링(Changeling)]은 이리저리 검색 과정에서 찾아...

가을 채집

레무리안2018-10-31 

가을의 몇날 동안, 미구에 닥쳐올 집필에 대한 긴장감을 등에 업고 이리저리 단풍과 낙엽을 따라 동선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산과 사찰의 낙엽과 단풍, 폭우와 뇌성벽력이 지나가던 날의 아파트 단지, 어떤 시인의 행보를 뒤에서 밟아보기까지, 가을은 앞에서도 뒤에서도 아니고, 옆에서도 위에서도 아니고 저홀로 내밀하게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한없이 화려하고 선명한 색감에 물들어 잔잔한 가슴 한구석에서 자진모리가 터져나올 듯한 만추입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레무리안2018-10-23 

10월 20일 저녁, 멋진 서프라이즈 축하 파티를 선물 받았습니다. 익선동 Gamaek53에서 소행성B612의 제자분들이 저의 소설가 등단 30주년과  『소설가』 출간 축하 파티를 열어 준 것입니다. 3년처럼 느껴지던 압축적인 세월이 내적 붕괴를 일으켜 감사의 말을 전할 때 울컥, 목이 메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작가로 살아온 모든 순간을 담담하게 인생의 일부로 전입시키며 파노라마처럼 지나간 모든 것들에 대해 무한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_()_     ...

『소설가』 : 소설가가 되는 길, 소설가로 사는 길

레무리안2018-10-17 

    프롤로그   길 없는 길을 가는 당신에게   소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소설이 무엇이다, 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가능성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소설가가 무엇이다, 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소설가는 무엇이다, 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삶의 가능성이 대두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소설과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고 밤 잠 이루지 못하며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소설이 무엇이고 소설...

나선계단

레무리안2018-10-15 

20180718 13:23  Pine Cone Courtyard | Vatican Museums, 00120 Vatican City, Italy     바티칸 미술관에서 출구로 내려가는 나선계단입니다. 언뜻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비율이 떠오르고 허리케인을 찍은 위성사진과 물고기자리의 나선은하 모양도 떠오릅니다. 나선은 일종의 회오리 형상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노라면 소실점을 향해 빨려들어가는 듯한 현기를 느끼게 됩니다. 태풍의 눈, 은하의 눈, 나선의 눈처럼 우리 몸에도 그와 같은  중심점이 있고 그것을 기점으로...

지구 안의 지구

레무리안2018-10-12 

20180718 11:24  Pine Cone Courtyard | Vatican Museums, 00120 Vatican City, Italy   바티칸 박물관의 솔방울 정원이라 불리는 피냐 정원에는 바티칸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현대 조각 작품이 있습니다. 제목은 '지구 안의 지구(sphere within sphere)'. 1960년 로마 올림픽을 기념하여 제작된 구리 지구본은 오염된 채 멸망해가는 지구를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공모전을 통해 1위를 수상한 이탈리아 조각가 아르날도 포모도로의 의해 제작된 이 작품은 성...

성벽

레무리안2018-10-11 

20180718 13:18 Viale Vaticano, 00165 Roma RM, Italy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성벽 밑에서 한 남자가 생수를 팔고 있습니다. 무심한 사람들은 그의 외침을 들은 체 만 체 그냥 지나쳐 갑니다.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동안 그는 단 한 병의 생수도 팔지 못한 채 폭염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성벽은 한없이 높아 보이고 염천의 세상 어디에서도 사랑과 자비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저 성벽은 왜 저리도 높아야 하는지 저 성벽 너머의 세상에는 무엇이 있는지 ...

Where are you now?

레무리안2018-10-01 

20180723 15:53, 3801 Wengen, Jungfraujoch, Switzerland     최근 앨런 워커Alan Walker의 음악을 자주 듣습니다. 그는 가수가 아니고 DJ인데, 그가 발표한 많은 곡들 중에 2014년에 처음 발표했던 하우스 뮤직 Fade의 보컬 리메이크 버전인 Faded를 특히 좋아합니다. 1997년생이니 한국 나이로 이제 스무살밖에 되지 않은 이 천재 뮤지션의 Faded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 19억을 상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Faded의 가사에는 여성 보컬의 "Where are you now?&qu...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레무리안2018-09-17 

20180729 17:21 Kleine Weissgasse 12, 55116 Mainz, Rhineland-Palatinate, Germany     고대 로마시대로부터 시작되고 중세 유럽이 살아숨쉬는 도시 독일 마인츠의 슈테판 성당에서 만난 마르크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압도적이고 충격적인 느낌은 샤갈의 모든 그림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듯한 응집력, 그리고 블루톤을 바탕으로 아로새겨진 섬세한 디테일과 색상의 조화로움 때문이었습니다. 벨라루스공화국의 비테프스크에서 유태인으로 태어난 그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마을, 샤갈...